AI가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고 하는 요즘.. "이제 디자이너 고용할 필요 없다. 외주 비용 몇백만 원 절감할 수 있다."라는 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어. 하지만 과연 그럴까? AI가 정말 디자이너를 대체할 수 있을까?
이번 글에서는 AI 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디자이너들이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하는지 얘기해볼게. 꼭 같은 업계가 아니어도 생각해 볼 거리가 많을테니 끝까지 읽고 많은 도움 받아가길 바래🦉
AI가 바꾼 디자인 현장의 진짜 모습
우선 요즘 AI 기술이 디자인 현장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예시를 통해 살펴보자.
(1) 챗봇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C/S 응대를 인간이 하기 보다는 ‘챗봇’을 만들어서 관리하는 기업들이 많아졌어. 실제로 챗봇을 만들면 AI는 완벽한 답변을 척척 만들어내는 편이었고. 근데 사용자들의 반응이 예상 외로 차가운거야.
이유를 들여다보니까 "기계랑 얘기하는 느낌이다"라는 말이 여러차례 나왔어. AI가 C/S 응대를 효율적으로 완벽하게 수행했지만, 상담을 원하는 사람의 복잡한 감정 상태까지는 이해하지 못했다는거지. 불안함, 기대감, 걱정이 뒤섞인 상황에서 챗봇은 차가운 정보만 나열하니까 충분히 그럴만도 해.
그럼 이 문제를 UX 디자이너는 어떻게 해결했을까?
챗봇에 대한 접근 방식 자체를 아예 바꾸기 시작했어. 기존에는 사람들이 질문했을 때 답변해주는 형태였다면, 이제는 챗봇이 상담자의 감정적인 맥락을 고려해서 먼저 질문을 던지는거야.
금융 앱을 예로 들면, “어떤 목적의 대출을 고려하고 계신지 들어볼 수 있을까요?"라고 친근하게 물어보는 식이지. 단순한 변화같지만 실제 사용자들의 반응은 완전히 달라졌어.
“내 상황을 고려해서 질문해주니까 어떤 말을 해야할지 알겠더라.”
“기계랑 딱딱하게 대화하는 것 같았는데 이제 좀 사람같다.”
(2) 스마트 워치
스마트워치 UI를 디자인한다고 해볼게. 사용자의 심박수가 갑자기 상승하고 움직임이 불규칙해질 때, 스마트워치는 스트레스 상황을 감지하고 호흡 운동을 제안하는 기능을 제시해줘야 돼.
이 기능에서의 핵심은 뭘까? 사용자에게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제안하느냐야. 너무 빨리 제안하면 사용자가 침해받는다는 느낌을 받고, 너무 늦으면 제안해도 의미가 없잖아.
그럼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볼 수 있을까? 키포인트는 2가지로 좁혀볼 수 있어.
1/ 사람마다 각기 다른 패턴을 파악하는 것.
2/ 개개인에게 딱 맞는 최적의 타이밍에게 호흡 운동을 제안하는 것.
여기서 1번은 AI에게 위임할 수 있고, UI 디자이너는 2번만 작업하면 돼. AI가 디자이너의 역할을 대신하는 게 아니라 둘의 작업이 구분된다는 말씀!
(3) 모빌리티 앱
기존에는 사용자들이 목적지를 검색하고 경로 옵션을 선택하고 출발 버튼을 눌러야 했어.
근데 요즘 나오는 모빌리티 앱들을 보면 어때? 나의 평소 이동 패턴, 현재 시간, 위치, 심지어 캘린더 일정까지 분석해서 "15분 후 회의실로 이동하시겠어요?"라고 먼저 제안하고 있어.
사용자는 그냥 확인만 하면 되는 거야. 이제는 이런 UX를 디자이너가 기획자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기획할 줄 알아야 해.
비슷한 예시로 요즘 IoT 서비스도 마찬가지야. 내가 집에 들어오면 현관 조명을 자동으로 켜주고, 평소 선호하는 온도로 에어컨이 알아서 작동하고, 오늘 날씨와 일정에 맞는 음악을 선정해서 재생해주잖아.
지금까지 다뤄본 위 예시들의 공통점은 “맥락 기반의 인터페이스”라는 점이야.
지금까지는 사용자가 별도의 지시를 내려야만 움직였다면, 이제는 평소 나의 패턴을 학습해서 능동적으로 움직이는거지.
사용자 개개인의 물리적, 심리적, 환경적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해석해서 다음 행동을 예측하고 먼저 제안하는 흐름이야.
비슷한 예시들은 수도 없이 많아. 중요한 건 이들의 공통점을 분석하고 업계 분위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그에 맞춰 각 디자이너 실무자들은 무슨 역량을 디벨롭해야 되는지 파악하는거지.
AI 시대에서 디자이너에게 정말 필요해진 역량 3가지
그럼 대체 디자이너들은 앞으로 어떤 역량들을 키워나가야 할까? 정말 필요한 역량이 대체 뭘까?
첫 번째는 공감 능력이야.
아무리 AI가 똑똑해져도 사용자들의 진짜 가슴 깊은 니즈와 감정을 읽는 건 여전히 인간만이 할 수 있어. AI는 데이터와 패턴을 기반으로 작업하지만, 그 데이터 뒤에 숨어있는 진짜 이유까지는 파악하지 못하거든.
예로 들어, 사용자들이 리뷰 섹션을 가장 많이 클릭했다고 해보자. 그럼 AI는 데이터를 딱 봤을 때 "리뷰 섹션을 더 눈에 띄게 배치하자"는 결론이 나올 확률이 높아. 근데 과연 그게 가장 이상적인 해결책일까? 실제 사용자 인터뷰를 해보면 리뷰를 보고 싶어서 클릭한 게 아닐 수 있잖아. 상품 정보가 부족해서 다른 구매자들의 실사용 후기에서 정보를 찾으려 했을 수도 있는 거고.
이 경우 진짜 해결책은 리뷰 섹션을 키우는 게 아니라 상품 상세 정보를 더 풍부하게 제공하는 거야. 사용자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그에 적합한 색상 선택, 마이크로 인터랙션 등은 인간의 공감 능력이 있어야만 제대로 설계할 수 있는 거지.
따라서 디자이너들은 공감의 감도를 더 높여야 하고, 사용자 리서치/인터뷰/관찰 등을 통해 행동 뒤에 숨은 진짜 속마음을 발견할 줄 알아야 돼.
두 번째는 전략적 사고야.
AI 시대에서 디자이너는 단순히 시각적인 요소만 다루는 게 아니라, 비즈니스 전략가로 진화해야 돼. AI가 기본적인 디자인 작업을 자동화하기 시작하면서, 디자이너들은 '왜 이 디자인이 필요한가'를 설명하고 비즈니스 목표와 연결하는 능력이 요구되고 있거든.
단순히 예쁜 것을 만드는 게 아니라, 사용자의 니즈와 비즈니스 목표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 그 균형점이 반영된 디자인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시키는 것. 이런 능력들이 중요해지는 거지.
예로 들어, 이커머스 자사몰을 디자인할 때도 단순히 UI를 이쁘게 만드는 데에서 그치면 안돼.
"이 버튼 배치가 구매 전환율을 15%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데이터 기반의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돼. A/B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디자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된다는거야.
세 번째는 AI 도구 활용 능력이야.
뻔한 말처럼 들릴 수 있지만, 어찌보면 가장 중요한 내용이라 생각해. AI를 경쟁자로 보지않고 협업 파트너로 바라보는 관점. 결국 이게 앞으로 디자이너의 연봉을 판가름할 수도 있다고 보거든.
솔직히 AI가 반복적이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들을 잘 처리해주잖아? 미드저니로 초기 컨셉 아이디어를 빠르게 시각화할 수도 있고, 피그마 AI 플러그인으로 레이아웃을 자동 생성할 수도 있고, ChatGPT로 UX 라이팅을 다듬을 수도 있고 등등. 이런 워크플로우를 구축할 수 있단 말이야.
디자이너들은 AI의 이런 장점들을 활용하면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작업에 집중할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히 AI를 잘 다루는 디자이너와 그렇지 못한 디자이너에 차등을 두겠지. 연봉이든 커리어든 뭐든.. 이 간극은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거라고 봐. AI 못쓰는 디자이너는 아예 채용을 안할 수도 있는거고.
실무에서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것들
그렇다고 디자이너가 갑자기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지. 단계적으로 역량을 조금씩 높여가는 게 현실적이고 현명한 방법일거야.
구글 애널리틱스같은 데이터 분석 도구를 익혀서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읽어보는 연습부터 해본다던지. ChatGPT나 클로드같이 대중적인 툴을 많이 활용해보면서 거부감을 좀 내려놓는다던지. 피그마 플러그인, 프레이머, 레디와 같은 디자인 AI 툴을 한 번씩 써본다던지.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나 사이드 프로젝트이지 않을까 싶어. 연차 쌓인 디자이너들이라면 공감할 것 같은데, 하루에 1시간 정도 AI 공부해보는거야. 그러면서 와이어프레임부터 스토리보드까지 한 번 만들어보고 그러는거지. 직접 실험해보고 검증해보는 과정에서 얻는 인사이트들이 나중에 실무에서도 분명 크게 도움될거야.
마지막으로
이 글을 쓰면서 현업에서 뒹굴고 있는 우리 디자이너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조심스러웠지만, 한 번쯤 반드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주제라고 생각해.
결국 우리가 깨달아야 하는 건 인간과 AI의 역할 분담이야. 실무자들은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내고 서비스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방향을 제시하는 쪽으로. AI는 그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속도를 높이는 쪽으로. 역할이 나눠진다는 걸 받아들이고 이에 맞춰 준비해가면 좋겠다.
AI는 도구일 뿐, 그 도구를 어떻게 쓰고 무엇을 만들지? 누구를 위해 설계할지? 이에 대한 의사결정은 여전히 우리가 해야돼. 반드시 그래야만 하고. 그니까 우리 디자이너들도 AI 시대에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기회로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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