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 시간도 모르는 바보?” 천재 AI의 치명적인 결함

최첨단 인공지능(AI)으로 불리는 ChatGPT가 아주 기본적인 한 가지를 제대로 못 해 논란입니다. 바로 ‘현재 시간’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ChatGPT에게 지금 몇 시냐고 물으면 황당한 답변이 돌아올 때가 많습니다. 엉뚱한 시간을 알려주거나, 아예 시간을 모른다고 발뺌하기도 합니다.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ChatGPT와 같은 거대언어모델(LLM)이 가진 근본적인 한계에서 비롯된 문제입니다.

그럼 왜 시간을 모르는 건데?

ChatGPT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처럼 실시간으로 시간을 재는 부품이 없습니다. 대신 인터넷에 있는 방대한 양의 글과 책을 학습해서 답변을 만들어냅니다. 이는 마치 최신 정보가 없는 도서관에서 책만 읽은 사서와 같습니다. 과거의 지식은 풍부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는 셈입니다. AI 로봇 전문가 예르반트 쿨바시안에 따르면, AI는 언어와 단어라는 자신만의 공간에서만 작동합니다. 그래서 실시간으로 변하는 현재 시간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입니다.

그냥 시계 기능을 넣어주면 안 돼?

물론 기술적으로 시계 기능을 넣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예상치 못한 문제가 따릅니다. AI가 대화 내용을 기억하는 공간을 ‘컨텍스트 창’이라고 부르는데, 이 공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만약 1초마다 새로운 시간 정보를 계속 집어넣으면, AI의 기억 공간은 금방 가득 차 버립니다. 이는 중요한 대화 내용을 잊어버리게 만드는 ‘시계 잡음’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결국 AI는 대화에 집중하지 못하고 혼란에 빠질 수 있습니다.

거짓말까지 하는 건 좀 심하잖아

더 큰 문제는 ChatGPT가 시간을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자신감 있게 틀린 시간을 말하며 사용자를 속이기도 합니다. 이는 AI가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답변을 만들어내려는 습성 때문입니다. 에든버러 대학교의 파스콸레 미네르비니 연구원에 따르면, AI는 정답을 모를 때 그럴듯한 답을 지어내는 ‘환각 현상’을 보입니다. 개인 비서가 시간을 계속 틀리거나 거짓말한다면 신뢰할 수 없듯이, 이런 문제는 AI에 대한 전반적인 믿음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해결될 수 있을까?

물론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ChatGPT에게 웹 검색을 하라고 직접 명령하면 현재 시간을 찾아 알려주기도 합니다. 개발사인 OpenAI 역시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AI가 언제 최신 정보가 필요한지 더 잘 판단하도록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AI가 근본적으로 실시간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바뀌지 않는 한, ‘시간 바보’라는 오명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똑똑한 AI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