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연구

미래 바꿀 칩? 시스코, 양자컴퓨터 연결 기술 공개

댓글 0 · 저장 0 2025.05.07 18:51

기사 3줄 요약

1 시스코, 양자 얽힘 칩 공개하며 시장 진출
2 개별 양자컴 연결, 네트워크로 성능 극대화
3 기존 광섬유 호환, 미래 양자 인터넷 기반 다져

인터넷 세상을 연결해 온 거인 시스코가 이번엔 양자컴퓨터들을 잇는 도전에 나섰습니다. 마치 레고 블록처럼 작은 양자컴퓨터들을 착착 연결해 상상 초월의 슈퍼컴퓨터를 만들겠다는 건데요. 구글, MS와는 완전히 다른 길,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이 소식에 전 세계 기술 업계가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그 칩이 뭔데?

시스코가 선보인 것은 ‘양자 얽힘 칩’이라는 것입니다. 이름부터 조금 어렵게 들릴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이 칩은 아주 작은 빛 알갱이인 ‘광자’ 두 개를 마치 운명의 붉은 실로 묶인 쌍둥이처럼 만듭니다. 이걸 ‘양자 얽힘’이라고 하는데, 한쪽 광자에 무슨 일이 생기면 아무리 멀리 떨어진 다른 쪽 광자도 즉시 그 변화를 알아채는, 텔레파시 같은 현상이죠. 아인슈타인은 이걸 보고 "유령 같은 원격 작용"이라고 표현했을 정도입니다. 시스코의 칩은 이렇게 얽힌 광자 쌍을 1초에 최대 2억 개까지 만들어낼 수 있고, 정보의 정확도도 99%에 달한다고 합니다. 중요한 점은 이 칩이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인터넷 광케이블과 같은 파장대에서 작동해서, 기존 통신 시설을 활용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특별한 점은 이 칩이 실온에서도 작동하고 전력 소비도 매우 적다는 점입니다. 기존 데이터 센터에 쉽게 통합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왜 연결하는 게 중요해?

지금까지 양자 컴퓨터는 하나의 칩에 얼마나 많은 큐비트(양자컴퓨터가 정보를 처리하는 기본 단위)를 넣느냐가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수백만 개 이상의 큐비트가 필요한 실용적인 양자 컴퓨터를 만드는 것은 아직 매우 어렵습니다. 마치 아주 큰 두뇌 하나를 만들기가 너무 힘든 것과 비슷합니다. 시스코는 여기서 생각을 바꿨습니다. 아주 큰 두뇌 하나 대신, 이미 있는 여러 개의 작은 두뇌들을 효과적으로 연결해서 더 큰 힘을 내게 하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각각의 양자 컴퓨터는 조금 작더라도, 서로 연결되어 훨씬 복잡한 문제를 함께 풀 수 있게 됩니다. 시스코는 이 방법이 앞으로 5년에서 10년 안에 양자 컴퓨터를 실제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더 빠른 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과거에 여러 대의 작은 컴퓨터들을 네트워크로 묶어 강력한 데이터 센터를 만들었던 것과 비슷한 전략입니다.

이걸로 뭘 할 수 있는데?

양자 컴퓨터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즉 ‘양자 인터넷’이 만들어지면 어떤 일이 가능해질까요? 시스코는 두 가지 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첫째는 ‘양자 세계를 위한 양자 네트워크’입니다. 이는 신약 개발이나 새로운 소재 발견처럼 지금 컴퓨터로는 풀기 어려운 복잡한 계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쓰일 수 있습니다. 여러 양자 컴퓨터가 힘을 합쳐 거대한 분자 구조를 시뮬레이션하거나, 최적의 물류 경로를 찾는 등의 일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둘째는 ‘현재 우리 세상을 위한 양자 네트워크’입니다. 예를 들어 해킹이 불가능한 수준의 초강력 보안 통신을 만들거나, 금융 거래에서 나노초(10억 분의 1초) 단위의 매우 정밀한 시간 동기화를 가능하게 합니다. 누군가 도청하려고 하면 바로 알아챌 수 있는 보안 통신이나, 공급망 관리에서 위변조가 불가능한 위치 확인 기술도 개발될 수 있습니다.

진짜 양자 인터넷 시대 올까?

물론 아직 갈 길은 멉니다. 양자 정보는 매우 예민해서 주변 환경에 쉽게 깨져버리는 ‘결깨짐’ 현상이나, 얽힌 상태를 멀리까지 안정적으로 보내는 문제, 오류를 수정하는 기술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습니다. 하지만 시스코는 특정 양자 컴퓨터 기술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종류의 양자 컴퓨터와 연결될 수 있는 범용적인 네트워킹 기술을 개발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네트워킹 분야의 오랜 강자 시스코가 양자컴퓨터 시대를 앞당기는 중요한 열쇠를 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들의 도전이 성공한다면, 정말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보던 양자 인터넷 세상이 우리 눈앞에 펼쳐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