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처럼 생각하라!” 40년 매달린 AI, CYC 프로젝트의 반전 결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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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1 14:01

기사 3줄 요약
- 1 1984년 AI 상식 정복 목표, CYC 프로젝트 시작
- 2 40년간 도전 불구, 상식의 벽 넘지 못하고 미완성
- 3 현재 의료 사업 전환, AI 연구에 귀중한 교훈 남겨
인공지능(AI) 역사상 가장 야심찼지만, 어쩌면 가장 큰 좌절을 안겨준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바로 인간의 '상식'을 컴퓨터에 모두 가르쳐 인간처럼 생각하고 추론하는 AI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시작된 CYC(싸이크) 프로젝트 이야기입니다. 1984년, 더글러스 레나트라는 과학자가 이 거대한 도전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10년 안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40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른 지금도 CYC 프로젝트는 여전히 '미완성'으로 남아있습니다.
AI의 40년 짝사랑, '상식' 정복은 왜 실패했나?
CYC 프로젝트는 이름부터 '백과사전(enCYClopedia)'에서 따올 만큼 방대한 지식을 다루려 했습니다. 컴퓨터가 백과사전 내용을 스스로 이해하고,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며, 심지어 상상과 실험으로 지식을 넓혀가는 3단계 계획은 당시 AI 연구의 새 지평을 여는 듯했습니다. 외부의 도움을 받아 지식의 양을 늘리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상식'이라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벽은 생각보다 훨씬 높고 단단했습니다.똑똑한 AI 만드는 거, 도대체 왜 이리 어려웠을까?
CYC 프로젝트가 부딪힌 어려움은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를 넘어섰습니다.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상식'이라는 것이 얼마나 복잡하고 미묘한 것인지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새는 날 수 있다"는 간단한 상식도 펭귄이나 타조 같은 예외를 설명해야 합니다. 이런 예외들을 일일이 규칙으로 만들어 컴퓨터에 입력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게다가 새로운 지식이 추가될 때마다 기존 지식과 충돌하지 않는지, 제대로 연결되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엄청난 작업이었습니다. 지식의 양이 늘어날수록 AI는 점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했고, 마치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결국 초기 연구자들의 장밋빛 전망과 달리, 연구 자금 지원이 끊기는 등 현실적인 문제에도 직면하게 되었습니다.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CYC가 남긴 유산
비록 CYC 프로젝트가 처음 목표했던 '인간 같은 상식 AI'를 만들지는 못했지만, 그 도전은 AI 연구 분야에 매우 중요한 교훈과 유산을 남겼습니다. 가장 큰 성과는 AI 연구자들이 '상식 추론'의 중요성과 어려움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또한, CYC의 경험은 오늘날 우리가 흔히 접하는 '지식 그래프' 기술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구글 검색 시 관련된 정보를 함께 보여주는 것도 이 지식 그래프 덕분입니다. CYC 프로젝트는 특정 분야의 문제 해결에만 집중하던 AI 연구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범위의 일반적인 지능, 즉 '범용 인공지능(AGI)' 연구의 필요성을 일깨웠습니다. 최근 GPT와 같은 거대 언어 모델(LLM)이 어느 정도 상식적인 답변을 내놓는 것도, 어찌 보면 CYC가 뿌린 씨앗 위에서 피어난 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CYC, 다른 AI랑 뭐가 그렇게 달랐는데?
CYC 프로젝트는 당시 유행하던 다른 AI 개발 방식과 좀 달랐습니다. 특정 분야 전문가처럼 문제를 푸는 '전문가 시스템'과는 달리, CYC는 광범위한 일반 상식을 다루려 했습니다. 또한, 데이터를 잔뜩 학습시켜 패턴을 찾게 하는 요즘의 '머신러닝' 방식보다는, 미리 정해진 규칙에 따라 생각하는 '규칙 기반 추론' 방식을 주로 사용했습니다.구분 | CYC | 전문가 시스템 | 머신러닝 |
---|---|---|---|
목표 | 일반 상식 추론 | 특정 분야 문제 해결 | 데이터 기반 패턴 학습 |
지식 표현 | CycL 언어, 규칙 기반 | 규칙 기반 | 데이터, 통계 모델 |
추론 방식 | 규칙 기반 추론 | 규칙 기반 추론 | 통계적 추론, 패턴 매칭 |
장점 | 폭넓은 지식 표현 가능 | 특정 분야 문제 해결에 효과적 | 데이터로부터 자동 학습 가능 |
단점 | 지식 획득 및 유지보수 어려움 | 일반적인 추론에 취약 | 데이터 의존적, 설명력 부족 |
그래서 CYC, 지금은 뭐하며 지낼까?
놀랍게도 CYC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회사 사이코프(Cycorp)는 현재 의료 분야나 기업의 공급망 관리 분야에서 자신들의 기술을 활용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40년간 쌓아온 방대한 지식 데이터베이스와 추론 기술을 바탕으로 병원 운영 효율을 높이거나, 복잡한 공급망의 문제를 예측하고 관리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환자 치료 계획을 짜거나 의료 비용을 줄이는 데 이 기술이 쓰일 수 있습니다.CYC의 교훈, 'AI 개발, 꿈만으론 안 된다!'
CYC 프로젝트는 AI 연구 역사에서 '과장된 낙관론'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기도 합니다. 인간의 상식을 컴퓨터에 모두 담겠다는 목표는 당시 기술 수준으로는 너무나 거대했고, 그 어려움을 충분히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위대한 실패는 AI 연구자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겼습니다. 바로 AI 연구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경계해야 하며, 꾸준하고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CYC 프로젝트는 인간의 지혜와 상식이 얼마나 깊고 넓은지, 그리고 그것을 기계로 완벽하게 모방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어쩌면 인간의 상식은 기계가 넘볼 수 없는 마지막 영역일지도 모릅니다.
부키와 모키의 티격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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