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연구

홍채 스캔하면 돈 준다고? 틴더·비자까지… 월드코인 논란

댓글 0 · 저장 0 2025.05.01 13:02

기사 3줄 요약

1 월드코인, 틴더·비자 등과 홍채 인식 기술 제휴 확장
2 개인 정보 보호 우려 속 '인간 증명' 기술 확산 시도
3 편리함 이면의 생체 정보 유출 및 오용 위험 존재

미래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의 삶은 점점 더 편리해지고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걱정거리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특히 내 눈의 홍채 정보까지 디지털 신분증으로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논란이 뜨겁습니다. 바로 '월드코인(Worldcoin)'이라는 회사가 추진하는 일입니다. 최근 월드코인은 데이팅 앱 틴더(Tinder), 신용카드 회사 비자(Visa) 등 유명 기업들과 손잡고 홍채 인식 기술을 더 많은 곳에 적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소식은 기술 발전에 대한 기대와 함께 개인 정보 침해에 대한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습니다.

홍채 스캔하면 돈 준다고?

월드코인은 '오브(Orb)'라는 동그란 기계로 사람들의 홍채를 스캔합니다. 홍채는 사람마다 고유한 패턴을 가지고 있어, 이를 스캔하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디지털 신분증, 즉 '월드 ID'를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월드코인은 이렇게 홍채를 스캔하고 월드 ID를 만든 사람들에게 자체 암호화폐인 'WLD'를 나눠주기도 합니다. 월드코인은 이 기술이 온라인 세상에서 진짜 사람과 인공지능 봇을 구별하는 데 꼭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가짜 계정이나 사기꾼을 걸러내고 더 안전한 인터넷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죠. 또,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들도 금융 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돕는다고 설명합니다.

틴더, 비자... 왜 월드코인이랑 손잡았을까?

이번에 월드코인과 손잡은 회사들은 각자의 이유가 있습니다. 틴더는 일본에서 시범적으로 월드 ID를 도입해 사용자의 나이와 '진짜 사람' 여부를 확인할 계획입니다. 가짜 프로필을 줄이고 안전한 데이팅 환경을 만들려는 목적입니다. 비자는 월드코인과 협력해 '월드 카드'를 만들 예정입니다. 이 카드를 사용하면 월드코인 앱 지갑에 있는 암호화폐를 실제 상점에서 비자 카드를 받듯이 쉽게 결제할 수 있게 됩니다. 암호화폐의 사용처를 넓히려는 시도입니다. 이 외에도 미국의 예측 시장 플랫폼 칼쉬(Kalshi), 탈중앙 금융 서비스 모르포(Morpho), 결제 플랫폼 스트라이프(Stripe)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월드코인과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월드코인의 홍채 인식 기술을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들게 하려는 전략입니다.

내 눈 정보, 정말 안전할까?

하지만 편리함의 이면에는 불안감도 존재합니다. 가장 큰 걱정은 역시 개인 정보 유출 문제입니다. 홍채 정보는 매우 민감한 생체 정보인데, 만약 이 정보가 해킹당하거나 나쁜 의도로 사용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월드코인은 '영지식 증명(Zero-Knowledge Proofs)'이라는 최신 암호 기술을 사용해 홍채 원본 이미지는 저장하지 않고, 암호화된 고유값(IrisHash)만 블록체인에 저장한다고 설명합니다. 개인 정보를 직접 노출하지 않고도 신원을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우려를 표합니다. 암호화된 값이라도 언젠가 해독될 가능성이 있고, 이 정보가 다른 개인 정보와 결합되면 누구인지 식별될 수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또한, 암호화폐를 미끼로 가난한 나라 사람들의 홍채 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집한다는 윤리적인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편리함이냐, 감시 사회냐?

월드코인의 기술은 온라인 사기를 막고 금융 소외 계층을 돕는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의 가장 민감한 생체 정보를 특정 기업이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위험성도 안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이 우리에게 더 편리한 세상을 약속하지만, 그 대가로 우리의 프라이버시를 얼마나 내줘야 할지는 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 홍채 스캔이 일상이 되는 세상이 과연 우리가 원하는 미래일까요? 월드코인의 행보는 앞으로 우리가 맞이할 디지털 사회의 모습을 가늠해볼 중요한 갈림길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뭘 알 수 있나? 홍채 정보까지 넘겨야 하는 세상, 편리함의 대가는 무엇일지 신중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