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그림자가 점점 짙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을 돌리려면 엄청난 양의 전기가 필요한데, 이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심각한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2030년까지 연평균 15%씩 폭증할 전망입니다.
(출처=한국경제인협회)
그래서 뭐가 문제인데?
문제의 핵심은 ‘속도’입니다. AI 데이터센터는 2~3년이면 뚝딱 지어지지만, 전기를 공급할 송전선이나 발전소는 짓는 데 최소 5년에서 7년이 걸립니다.
결국 필요한 전기는 계속 늘어나는데, 이를 공급할 인프라가 제때 갖춰지지 못하는 병목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정부가 주도해 온 전력 계획만으로는 급변하는 산업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외국은 어떻게 하고 있어?
해외에서는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미국은 ‘FERC 오더 1000’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민간 기업이 송전망 계획과 투자에 직접 참여할 길을 열었습니다.
실제로 구글은 네바다주에 AI 전용 단지를 지으면서, 민간 사업자와 함께 약 560km에 달하는 전용 송전선을 직접 개발하고 있습니다. 중국 역시 서부의 풍부한 전력을 동부로 보내고, 동부의 데이터 계산 수요는 서부로 옮기는 국가적 프로젝트를 추진 중입니다.
그럼 한국은 어떡해야 해?
전문가들은 한국도 이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데이터센터를 지을 때부터 송전 계획을 연계하도록 의무화하고,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는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재생에너지는 물론 원자력, 수소 등 다양한 무탄소 에너지원을 활용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을 구축해야 합니다. AI가 에너지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전력 인프라 혁신에 나서지 않으면 한국의 AI 산업 성장도 멈출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