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비즈니스

“따라올테면 와봐라?” 엔비디아 CEO, 자체 AI칩 개발 무용론 제기한 진짜 이유

댓글 1 · 저장 0 · 편집: 이도윤 기자 발행: 2025.06.14 20:22

기사 3줄 요약

1 엔비디아 CEO "경쟁사 자체 AI칩 개발, 결국 포기할 것"
2 압도적 기술력·비용 효율성으로 경쟁 불가 주장
3 핵심 무기는 GPU 연결하는 '네트워킹 기술' 자신감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 또 한 번 파문을 던졌습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오픈AI 같은 거대 기업들이 자체 AI 칩 개발에 열을 올리는 상황에 대해 전혀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오히려 이들 대부분이 결국 자체 칩 개발을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기술 행사 '비바테크'에서 나온 발언입니다. 젠슨 황 CEO는 엔비디아의 기술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 다른 회사들이 따라잡기 어렵고, 비용 면에서도 경쟁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한마디로, 자체 칩 만드는 것보다 엔비디아 제품 쓰는 게 훨씬 이득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는 "그게 쉽다면, 내가 왜 이렇게 열심히 일하겠는가"라며 AI 칩 개발의 어려움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자체 AI칩 개발, 왜 포기할 수밖에 없나?

엔비디아의 자신감은 단순한 허세가 아닙니다. 그들은 단순히 그래픽 처리 장치(GPU)라는 반도체만 잘 만드는 회사가 아닙니다.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 네트워킹 기술까지 아우르는 '풀스택(Full-stack)' 전략으로 AI 시장을 꽉 잡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그래비톤', '인퍼런시아', '트레이니엄'을, 구글은 'TPU'라는 자체 칩을 개발하며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려 합니다. MS 역시 자체 AI 가속기를 개발 중입니다. 이들의 목표는 비용 절감과 특정 작업에 최적화된 성능 확보입니다. 하지만 AI 칩 개발에는 어마어마한 돈과 시간이 들어가고, 엔비디아의 기술 혁신 속도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결국 '가성비' 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젠슨 황의 분석입니다.

엔비디아의 진짜 무기, '네트워킹 기술'은 뭐길래?

젠슨 황 CEO가 특히 강조한 것은 바로 '네트워킹 기술'입니다. AI 성능을 제대로 내려면 수많은 GPU를 마치 하나의 거대한 뇌처럼 연결해야 하는데, 이때 데이터가 오가는 통로 역할을 하는 것이 네트워킹 기술입니다. 엔비디아는 'NVLink'나 '인피니밴드(InfiniBand)' 같은 독보적인 네트워킹 기술로 GPU들이 초고속으로 데이터를 주고받게 만듭니다. 이 기술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AI 칩을 만들어도 제 성능을 내기 어렵습니다. 최근에는 AI 모델이 점점 커지면서 이 네트워킹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젠슨 황은 일부 기업들이 "엔비디아 네트워킹 기술을 우리 칩에 쓸 수 있게 해준다면, 나머지는 다 엔비디아 제품으로 채우겠다"고 제안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엔비디아의 네트워킹 기술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우리 기술 써줄게", 엔비디아의 달라진 전략은?

흥미로운 점은 엔비디아의 전략 변화입니다. 과거에는 자사 GPU를 구매하는 경우에만 네트워킹 솔루션을 제공했지만, 최근에는 이 기술만 따로 제공하는 것에도 열린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타사 칩과 엔비디아 네트워킹 기술의 결합을 허용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엔비디아가 자사 GPU 생태계에 대한 강력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네트워킹 기술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젠슨 황은 이러한 경쟁사들의 제안을 두고 "정말 영리한 전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엔비디아의 기술 없이는 AI 시대를 열기 어렵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기 때문입니다. AI 반도체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겠지만, 엔비디아의 독주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편집자: 이도윤 기자

제보·문의: aipick@aipic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