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요는 ‘네’라는 뜻인데..” AI, 페르시아 문화 앞에서 바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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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이도윤 기자
발행: 2025.09.24 08:47

기사 3줄 요약
- 1 AI, 이란식 거절 '타로프' 이해 못 해 큰 오해 유발
- 2 AI 정답률 42% 불과, 페르시아 원어민 82%와 큰 차이
- 3 서구 중심 데이터가 원인, 문화 맞춤형 훈련이 해법
이란 택시 기사가 요금을 안 받겠다며 손사래를 친다면, 정말 공짜일까요?
덥석 받아들이면 큰 실례가 될 수 있습니다. 페르시아 문화에는 '타로프(taarof)'라는 독특한 사회적 예절이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은 최소 세 번은 더 돈을 내겠다고 주장하길 기대합니다. 최근 OpenAI, 앤트로픽 같은 거대 AI 모델들이 이 미묘한 문화적 맥락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도대체 타로프가 뭔데?
타로프는 말 그대로의 의미와 실제 의도가 다른 이란의 전통적인 예절입니다. 겸손을 표현하기 위해 칭찬이나 선물을 거절하고, 상대방은 계속해서 권유하는 식입니다. 이는 단순히 예의를 차리는 것을 넘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중요한 소통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새 차를 칭찬하면 “별거 아닙니다”라고 말하며 겸손을 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AI는 서구식으로 “감사합니다. 이 차를 사려고 열심히 일했어요”와 같이 직접적으로 반응합니다. 이는 페르시아 문화권에서는 자칫 거만하게 비칠 수 있습니다.AI, 얼마나 못 알아듣는 거야?
브록 대학교 연구팀이 발표한 'TAAROFBENCH' 연구에 따르면, AI 언어 모델들은 타로프 상황을 34%에서 42% 정도만 정확하게 이해했습니다. 반면 페르시아어 원어민의 정답률은 82%에 달했습니다. AI 응답의 84.5%가 표면적으로는 ‘공손’했지만, 실제 문화적 기대에 부응한 경우는 절반도 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오해는 사소한 실수를 넘어 협상 결렬이나 관계 손상 같은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AI의 활용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는 AI의 치명적인 한계로 지적됩니다.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가장 큰 원인은 AI가 주로 서구 중심의 데이터로 학습했기 때문입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패턴을 학습하지만, 특정 문화에 깊이 뿌리내린 암묵적인 규칙이나 사회적 맥락까지 파악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습니다. 언어는 단순한 정보 전달 수단이 아니라, 그 안에 문화적 배경이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연구 과정에서 AI가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을 드러내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AI는 “남자가 돈을 내야 한다”거나 “여자를 혼자 두면 안 된다”는 등, 타로프와 관계없는 성차별적 편견을 답변에 반영했습니다. 이는 학습 데이터에 포함된 사회적 편견을 AI가 무비판적으로 흡수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해결할 방법은 있는 걸까?
다행히 해결의 실마리도 보입니다. 연구팀은 ‘직접 선호 최적화(DPO)’라는 기술로 AI를 추가 훈련시켰습니다. DPO는 어떤 답변이 더 나은지 AI에게 알려주며 스스로 개선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그 결과, 메타의 '라마 3' 모델의 타로프 이해도는 37.2%에서 79.5%로 두 배 이상 뛰어올랐습니다. 이는 AI가 특정 문화에 대한 맞춤형 훈련을 받는다면, 문화적 감수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앞으로 AI가 진정한 소통 도구가 되려면,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해 보입니다.
편집: 이도윤 기자
이메일: aipick@aipic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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