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6억 쏟고 가동률 0%? AI 산업단지, 왜 한쪽만 망했나

똑같은 AI 기술을 도입했는데, 한 곳은 텅 빈 유령 단지가 되고 다른 곳은 활기가 넘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전라남도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입니다. 무려 466억 원이라는 막대한 세금이 투입된 무안 항공산업단지는 현재 가동률 0%의 황무지로 방치된 반면, 해남의 농업산업단지는 AI 덕분에 오히려 생산성이 높아지는 극적인 대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이런 엄청난 차이를 만든 걸까요?

466억짜리 유령 산업단지, 대체 왜?

전라남도 무안군에 야심 차게 조성된 항공산업단지는 원래 항공기 정비(MRO) 산업의 중심지가 될 꿈을 꾸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466억 원이라는 큰돈을 쏟아부었지만, 정작 기업 유치에 실패하면서 단 한 곳의 공장도 돌아가지 않는 '유령 단지' 신세가 된 것입니다. 가장 큰 실패 원인으로는 '실행력 부족'과 '지역 현실 무시'가 꼽힙니다. 계획은 거창했지만, 실제로 기업을 유치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속도를 내지 못했습니다. 특히 무안 지역은 항공 산업 기반이 약하고 관련 전문가를 구하기 어려운 현실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실질적인 사업성보다는 '첨단 기술 단지'라는 보여주기식 목표에 치중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정작 비행기 정비 수요가 얼마나 있는지, 경쟁 지역과의 차별점은 무엇인지 면밀히 따져보지 않은 채 장밋빛 전망만 믿었던 것이죠. 결국 정부 지원 부족과 다른 지역과의 경쟁 심화까지 겹치면서 사업은 좌초되고 말았습니다.

농촌에 AI 심었더니 '대박', 비결은?

반면, 해남 옥천 농업산업단지는 상황이 완전히 다릅니다. 이곳은 AI 기술을 성공적으로 도입해 지역 농업에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거창한 구호 대신, 농민들이 실제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AI를 활용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예를 들어, 나이 드신 농민들이 힘들어하는 농산물 선별 작업을 AI가 대신하도록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AI가 크기, 색깔, 모양 등을 정확하게 분석해 상품 가치를 높이고, 사람의 노동 부담은 크게 줄였습니다. 또 AI가 과거 판매 데이터와 날씨, 시장 유행 등을 분석해 수요를 예측해주니, 농민들은 생산량을 조절해 가격 폭락을 막고 안정적인 소득을 얻게 됐습니다. 심지어 AI는 가장 빠른 배송 경로를 찾아주고 물류 비용까지 줄여줍니다. 신선도가 중요한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더 빨리, 더 저렴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해남의 성공은 AI 기술 자체보다 '어떻게 현장에 적용할 것인가'에 집중했기에 가능했습니다.

AI, 보여주기식으론 안 통한다?

무안과 해남의 사례는 AI 산업 육성에 중요한 교훈을 던져줍니다. 단순히 첨단 기술을 도입한다는 구호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AI를 활용할 것인가' 하는 구체적인 계획과 실행력입니다. 해남처럼 지역의 특성과 강점을 살리고, 현장에서 실제로 필요한 부분에 AI 기술을 접목해야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또한, 단번에 큰 성과를 노리기보다 작은 성공 사례를 만들고 점차 확대해나가는 단계적인 접근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결국 AI는 도구일 뿐입니다. 그 도구를 얼마나 현명하게, 그리고 실질적인 필요에 맞게 사용하느냐가 산업단지의 운명, 나아가 지역 경제의 미래까지 좌우할 수 있습니다. 보여주기식 사업이 아닌, 진짜 문제를 해결하는 AI 활용 전략이 필요한 때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뭘 알 수 있나? AI 도입 성공의 열쇠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현장의 문제 해결에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