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윤리

“AI 규제하면 돈 줄 끊겠다?” 테드 크루즈의 420억 달러 협박

댓글 0 · 저장 0 · 편집: 이도윤 기자 발행: 2025.06.07 05:24

기사 3줄 요약

1 테드 크루즈, AI 규제 주에 420억 달러 지원 중단 법안
2 트럼프, 인터넷 지원 사업서 광섬유·저가요금 의무 빼
3 시민단체 "AI 규제 막는 비민주적 처사" 강력 반발

미국에서 AI 기술 발전을 두고 때아닌 ‘돈다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AI를 규제하려는 주 정부에는 수백억 달러 규모의 인터넷 보급 지원금을 주지 않겠다는 파격적인 법안을 내놓은 것입니다. AI 혁신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주장과, 돈으로 규제를 막으려는 비민주적 발상이라는 비판이 정면으로 맞서며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각 주 정부는 인공지능 모델이나 시스템을 규제할 경우 약 420억 달러 (우리 돈 약 58조 원)에 달하는 ‘브로드밴드 형평성, 접근성 및 배포(BEAD)’ 프로그램 지원금을 받을 수 없게 됩니다. BEAD 프로그램은 인터넷 소외 지역에 초고속 인터넷망을 구축하기 위한 핵심 지원 사업입니다. 테드 크루즈 의원 측은 이 법안이 AI 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과도한 규제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는 상원 규칙인 ‘버드 룰’을 피하려는 꼼수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버드 룰은 예산 조정 법안에 관련 없는 내용을 포함시키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입니다. 이전에도 하원에서 유사한 AI 규제 10년 금지 법안이 통과된 바 있어, 공화당이 AI 규제에 제동을 걸려는 의도가 명확해 보입니다.

BEAD 프로그램, 원래는 뭐였고 어떻게 바뀌는 건데?

BEAD 프로그램은 원래 민주당 바이든 행정부 시절, 인터넷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 안정적인 광섬유 인터넷망을 우선적으로 구축하고, 저소득층을 위한 저렴한 요금제 제공을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이는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디지털 복지를 실현하려는 목표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이 프로그램의 방향이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새로운 지침에 따르면, 더 이상 광섬유망 구축을 우선시하지 않고 케이블, 고정 무선, 심지어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와 같은 위성 인터넷도 동등하게 지원받을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주 정부가 인터넷 사업자에게 특정 금액 이하의 저가 요금제를 강제할 수 없도록 변경되었습니다. 사업자들은 기존의 시장 자율적인 저가 요금제를 유지하면 됩니다. 이러한 변경은 케이블 회사나 고정 무선 통신 사업자, 스타링크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최고 품질의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받아야 할 농촌 지역 주민들에게는 불리한 소식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당장의 비용 절감에만 초점을 맞춘 근시안적 정책이라는 지적입니다.

시민단체랑 전문가들은 뭐라고 해?

테드 크루즈 의원의 법안과 트럼프 행정부의 BEAD 프로그램 변경에 대해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의 비판이 거셉니다. 소비자 보호단체인 ‘퍼블릭 시티즌’은 이번 법안을 두고 “비민주적이고 잔인한 시도”라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이들은 AI의 잠재적 위험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할 주 정부의 권리를 박탈하면서, 정작 필요한 인터넷 지원을 조건으로 내거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합니다. ‘벤튼 광대역 및 사회 연구소’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최고의 인프라 대신 가장 저렴한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다며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광섬유 기반 네트워크가 장기적으로 더 안정적이고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미래의 통신 수요 증가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조치가 결국 농촌 지역의 경제 발전을 수십 년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반면, 케이블 업계 로비 단체인 NCTA는 이번 변경을 환영했습니다. 이들은 불필요한 규제가 사라져 인터넷 보급 사업이 더 효율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특히 외딴 지역에 더 빠르게 인터넷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AI 규제와 인터넷 보급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이슈가 맞물리면서 미국 사회의 논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편집자: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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