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연구

AI 그림으로 망할 뻔한 게임.." 사람 손 거치자 전세 역전?

댓글 1 · 저장 0 · 편집: 이도윤 기자 발행: 2025.06.19 01:55

기사 3줄 요약

1 AI 그림 사용 게임, 인간 손 거쳐 대성공
2 기술적 한계, 윤리 문제로 AI 아트 전면 교체
3 AI와 인간 협업 중요성 시사, 게임업계 주목

AI 그림이 게임의 미래를 책임질 것처럼 보이지만, 때로는 오히려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최근 한 퍼즐 게임이 AI로 만든 그림 때문에 출시조차 어려울 뻔했지만, 사람 손을 거쳐 새롭게 태어난 뒤 큰 인기를 끌고 있어 화제입니다. 화제의 주인공은 ‘루트트리즈 아 데드’라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초기 버전에서 AI가 그린 그림을 사용했지만, 여러 문제점과 윤리적 고민 끝에 전문 일러스트레이터가 모든 그림을 새로 작업했습니다. 그 결과, 게임은 스팀에서 성공적으로 출시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좌: AI가 만든 게임 이미지 / 우: 사람 손을 거친 게임 이미지)

AI 그림, 왜 문제였을까?

게임 개발 초기, ‘루트트리즈 아 데드’는 AI로 그림을 만들었습니다. 개발자 제레미 존스턴은 그림 실력이 없었고, 게임잼이라는 짧은 시간 제약 속에서 AI가 유일한 대안처럼 보였습니다. 미드저니 같은 AI 프로그램이 만들어낸 이미지들은 처음엔 그럴싸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문제가 많았습니다. AI가 그린 소녀 그림은 어딘가 섬뜩했고, 캐릭터들의 손가락은 기괴하게 뒤틀려 있었습니다. 마치 서툰 화가가 그린 듯, 그림들은 게임의 몰입을 방해했고, 일관성도 부족했습니다. 게다가 개발자와 협력자 로빈 워드는 AI로 만든 결과물을 판매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세계 최대 PC 게임 플랫폼인 스팀은 AI 생성 콘텐츠 사용에 대해 명확한 지침이 없었지만, 많은 창작자들이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고민들이 모여 결국 AI 그림을 모두 교체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사람 손길이 닿자, 기적이?

결국 게임 프로그래머인 로빈 워드가 일러스트레이터 헤닝 루드비센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루드비센은 기존 AI 그림을 일종의 밑그림처럼 참고하며, 약 1년에 걸쳐 40여 점의 그림을 모두 새로 그렸습니다. 그는 AI 그림의 어색함을 지우고, 게임의 분위기에 맞는 일관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창조해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새롭게 탄생한 그림들은 게임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고, 2025년 1월 스팀에 출시된 게임은 비평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습니다. 플레이어들은 대부분 "AI 그림을 없애줘서 고맙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물론 일부는 AI 그림 특유의 사진 같은 느낌을 그리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사람의 손길이 닿은 그림들이 게임의 퍼즐 이해도를 높이고 몰입감을 더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습니다.

AI와 사람, 게임의 미래는?

‘루트트리즈 아 데드’의 성공은 AI와 인간의 협업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AI 기술은 분명 게임 개발 초기에 아이디어를 시각화하거나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게임 역시 AI가 없었다면 초기 버전조차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고 사용자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창의성과 섬세한 손길입니다. AI가 그린 그림의 기술적 한계와 윤리적 문제를 넘어, 진정한 '작품'을 만드는 데는 인간 아티스트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앞으로 더 많은 게임들이 AI를 활용하겠지만, 이 사례는 기술의 편리함과 윤리적 책임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할지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결국 기술은 도구일 뿐,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Evil Trout Inc.)

편집자: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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