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았지만 도서관은 죽었다?” 50만권 책 날린 인터넷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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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이도윤 기자
발행: 2025.11.05 00:37
기사 3줄 요약
- 1 인터넷 아카이브, 1조원대 저작권 소송서 생존
- 2 대가로 50만 권 책 삭제, '오픈 라이브러리' 큰 타격
- 3 디지털 시대 지식 공유와 저작권의 충돌, 새로운 쟁점 부상
인터넷 세상의 모든 것을 기록하는 거대한 도서관, '인터넷 아카이브'가 최근 1조 원이 넘는 소송에서 살아남았습니다.
하지만 이 승리의 대가는 너무나도 컸습니다. 소송 결과로 인해 무려 50만 권이 넘는 책들을 ‘오픈 라이브러리’에서 삭제해야만 했습니다. 인터넷 아카이브의 창립자 브루스터 케일은 “우리는 살아남았지만, 도서관은 파괴됐다”며 참담한 심정을 표현했습니다.
아니, 소송에서 이겼는데 왜 도서관이 파괴됐다는 거야?
인터넷 아카이브는 오랫동안 인류의 지식을 보존하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습니다. 그들의 꿈은 모든 지식을 담는 ‘디지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시작됐습니다. 전 세계 도서관이 문을 닫자, 인터넷 아카이브는 ‘국가 비상 도서관’ 프로젝트를 열고 일시적으로 전자책 대출 제한을 풀었습니다. 지식의 공백을 막으려는 좋은 의도였지만, 대형 출판사들은 이를 저작권 침해로 보고 소송을 걸었습니다. 출판사들은 최대 4억 달러(약 5500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요구했습니다. 심지어 옛날 음반을 보존하는 다른 프로젝트에도 7억 달러(약 9600억 원)의 소송이 걸리는 등, 그야말로 존폐의 위기에 놓였습니다.디지털 시대, 도서관의 역할은 어디까지일까?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단순히 책 몇 권을 공짜로 빌려줬다는 것이 아닙니다. 디지털 시대에 지식을 어떻게 소유하고 공유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현재 도서관들은 전자책을 구매해도 영원히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비싼 돈을 내고 특정 기간 동안 빌려보는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방식이 계속되면 도서관이 넷플릭스 같은 구독 서비스로 변질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문화와 지식을 보존해야 할 도서관의 본질이 흔들리는 것입니다. 결국 인터넷 아카이브는 파산을 면하기 위해 출판사들과 비공개로 합의했고, 50만 권의 책을 삭제하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됐습니다. 하지만 이번 일로 인해 많은 도서관들이 새로운 디지털화 시도를 주저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그럼 앞으로 인터넷 아카이브는 어떻게 되는 건데?
수많은 책을 잃었지만, 인터넷 아카이브는 멈추지 않습니다. 이제는 ‘민주주의 도서관’이라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집중하며 전 세계 정부 연구 자료와 출판물을 모으고 있습니다. 창립자 브루스터 케일은 작가와 출판사, 도서관 모두가 상생할 수 있도록 저작권법이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의 말처럼,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도서관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우리가 어떻게 인류의 지적 유산을 지키고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한 우리 모두의 숙제입니다. 지식의 자유로운 공유와 창작자의 권리 보호 사이에서 현명한 균형점을 찾는 노력이 시급해 보입니다.
편집: 이도윤 기자
이메일: aipick@aipic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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