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인 척 하더니…” ‘임상등급 AI’라는 말의 충격적인 실체는 따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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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이도윤 기자
발행: 2025.10.27 23:02
기사 3줄 요약
- 1 ‘임상등급 AI’ 등장, 알고 보니 아무 의미 없는 마케팅 용어
- 2 기업들, 까다로운 FDA 규제 피하려 교묘한 언어 사용
- 3 소비자 혼란 가중, 미국 규제 당국 본격 조사 착수
최근 정신 건강 분야에서 ‘임상등급 AI’라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했습니다. 듣기만 해도 전문적인 의료 기술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아무런 의학적, 법적 의미가 없는 마케팅 용어에 불과합니다.
‘리라 헬스(Lyra Health)’라는 회사는 최근 발표한 AI 챗봇을 소개하며 ‘임상’이라는 단어를 18번이나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회사 관계자는 해당 제품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인정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공식 승인 절차를 피하기 위해 이런 그럴싸한 단어를 만들어낸다고 지적합니다.
그래서 ‘임상등급’이 대체 뭔데?
‘임상등급’이라는 말은 사실 법적으로나 의학적으로 정의된 용어가 아닙니다. 이는 과거 ‘의약품 등급’ 보충제나 ‘의사 추천’ 화장품처럼, 과학적인 근거 없이 권위를 빌려오려는 마케팅 수법 중 하나입니다. 기업들이 이런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진짜 의료기기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FDA의 엄격한 임상 시험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는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공식적인 책임은 피하면서도, ‘임상’이라는 단어가 주는 신뢰감만 얻으려는 것입니다.이런 말 써도 법적으로 괜찮아?
현재로서는 이런 모호한 표현이 법적인 회색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대부분의 AI 웰니스 앱들은 서비스 약관 구석에 ‘질병의 진단이나 치료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작게 명시합니다. 이 문장 하나로 의료기기 분류를 피하고 법적 책임을 회피하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건강 보조 식품이 ‘면역력 증진’과 같은 표현을 쓰면서도 실제 의약품은 아닌 것과 같습니다. 소비자들은 마치 치료 효과가 있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지만,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 교묘한 줄타기인 셈입니다. UC 샌프란시스코 로스쿨의 조지 호바스 교수에 따르면, ‘임상등급 AI’는 어떤 법률이나 규정에도 없는, 완전히 산업계에서 만들어낸 용어입니다.앞으로는 어떻게 되는 걸까?
소비자를 현혹하는 AI 마케팅이 늘어나자 규제 당국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AI 챗봇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FDA 역시 오는 11월 AI 기반 정신 건강 의료기기에 대한 자문 위원회를 소집할 예정입니다. AI 기술이 우리 삶에 더 깊숙이 들어오는 만큼, 기업들은 투명하고 정직한 정보를 제공할 책임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임상등급’ 같은 무의미한 용어 뒤에 숨을 것이 아니라, 기술의 한계와 가능성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AI가 의료 분야의 혁신을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비자와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편집: 이도윤 기자
이메일: aipick@aipic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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